“문학은 영혼의 피 흘림”… 많이 쓰고 읽는 제자들 보면 뿌듯[사랑합니다]
“문학은 영혼의 피 흘림”… 많이 쓰고 읽는 제자들 보면 뿌듯[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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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뒷줄 가운데)가 대학교수 초기에 학생들과 함께 안성캠퍼스 근처 미리내성지에 놀러 갔을 때.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머지않아 하계 졸업식장에 설 텐데, 저도 곧 교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4·19혁명 발발 하루 전날 태어났기에 이번 학기로 정든 학교를 떠나게 된 것입니다. 명예교수라는 직함을 갖고서 3년은 더 출강할 수 있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이번 학기로 학부와 대학원, 평생교육원 체제인 문예창작전문가과정 등 학교의 모든 강의를 그만둘 결심을 했습니다.
저는 1999년 3월에 모교의 전임이 되었습니다. 소위 ‘발령장’을 받았는데 전임강사가 아니라 조교수라고 적혀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화여대, 서울여대, 추계예술대, 숙명여대 등에서 강의를 한 경력과 인천재능대 겸임교수의 경력을 쳐준 덕분이었습니다.
학교로 오기 전 11년 동안 샐러리맨 생활을 했습니다. 제일 짧게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재직한 것은 문예출판사 10개월이었고 제일 길게 재직한 것은 쌍용그룹 사사편찬실 7년 반이었습니다. 금강기획에서 1년, 편집회사 사람들에서 1년 반 동안 한 일도 회사의 역사책, 즉 사사(社史)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붙박이 직장인 쌍용그룹 사사편찬실에서 근무할 때 직장 상사의 배려로 박사과정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금강기획에서 현대건설사를, 편집회사 사람들에서 쌍용건설과 효성티앤씨의 사사를 쓰면서 시간강사로 이 대학 저 대학 출강하기 시월차수당 계산법
작했습니다. 그 기간에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었고 열 편 정도 발표도 했으니 체력이 좋았던 셈입니다.
1997년에 소설집을 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기금을 받아서 냈는데 그때는 기금 받은 그해에 출간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퇴고하지 못하고 내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출간을 후회하는 책입니다. 그때 세상에 내놓았던 소설을 잘 다듬고 새 소설도 학교를 떠난 김에 열심히 쓰고 싶습니다.
학교 문을 나서면일용직월차
서 기념문집 만들기, 고별강연 등 일체의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학교 강의실에서 평생교육원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북콘서트를 한 번 했으니 행사를 안 한 것도 아닙니다. 행사 비용을 전액 부담하지 않으면 결국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니 조용히 떠나기로 했습니다.
1992년부터 강의를 했고 1999년에 전임이 되었으니 그간 만난 제자들이 꽤 많습니다. 별난 제자, 말썽꾸러기들이 한두 명이 아닌데 다들 용케 졸업도 한국주택공사 연봉
하고 취직도 하는 게 신통합니다. 등단 소식을 전해주어도 기쁘지만 취직했다고 연락을 해오면 온종일 기뻐서 싱글벙글합니다.
학부에서 가르친 제자 중에 시단에 나간 이로 반칠환, 안창현, 류외향, 김영산, 김정희, 김민정, 한정원, 김근, 고영민, 원동우, 이중수, 윤성학, 김병호, 김재홍, 조풍호, 류근, 박신규, 황인찬, 송승언, 이선욱, 김동균, 이소연, 임정민, 박승열, 한재범, 김상희, 추성은, 박유빈, 김지용 등이 있습전세자금대출자격조건
니다. 소설가, 드라마 작가, 아동문학가, 극작가도 꽤 됩니다. 대학원에서 만난 제자는 더 많고요. 제가 잘 가르친 덕이 아니라 열심히 시를 써 모교의 명예를 드높인 제자들이 많아서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학교를 떠나면서 여러분에게 당부할 이야기는 소위 ‘꼰대’가 하는 말이어서 하기가 저어됩니다. 독서의 양이 곧 실력이란 말만 해주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때 백일장에서 상을 많이 타고서 대학에 온 경우 계속 습작을 열심히 하면 등단도 하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데 3년 내내 백일장용 작품을 쓰면서 지쳤는지 대학에 와서 펜을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학은 테크닉을 잘 익혀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피흘림 같은 것임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이승하(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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